전시
끈끈이라 합디다 (2025)

《끈끈이라 합디다》는 만약 근대의 박물학자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해충 방제 현장을 목격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가상의 화자를 통해 현대 도시와 농경지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제 도구,끈끈이트랩을 바라보며 인간이 생명을 관리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집니다.

전시는 해충과 익충이라는 이분법으로 곤충을 구분하고 관리하는 인간의 시선을 비추는 동시에, 실제 방제 현장에서는 그 구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수많은 곤충들이 무분별하게 죽어가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근대 박물학의 분류와 관찰의 시선, 그리고 현대 사회가 생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생명정치적 폭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전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온 ‘끈끈한’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끈끈이트랩에 붙어 사라져간 수많은 작은 생명들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 윤리적 질문을 관객에게 되묻습니다.